노란 바람이 낙동강 따라 흐르는 곳, 고령다산 은행나무숲이 문을 열었다.
고령 다산면 좌학리에 가을이 가장 먼저 내려앉았다. 21일, 낙동강 강바람을 따라 노란 잎들이 은은하게 흔들리고, 수천 그루 은행나무가 황금빛 파도를 이루는 순간, ‘고령다산 은행나무숲’이 조용히 그러나 웅장하게 문을 열었다.
은행잎이 바람에 부서져 흘러가는 그 길 위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천천히 스며든다. 이번 개장은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에 따라 추진된 ‘바래미 생태레저단지 조성사업’의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한 결실이다.
2022년 여름 설계가 시작된 이후, 군은 하천과 숲의 결을 해치지 않으려 수없이 발자국을 낮추어 걸었고, 2024년 12월 착공을 통해 마침내 고령의 강가에 ‘황금빛 정원’을 완성해 냈다.
34만㎡가 넘는 숲에는 억새가 햇빛을 따라 흔들리고, 초화원은 가을색을 머금은 채 작은 숨결을 토해낸다. 쉼터와 피크닉장, 강변 산책로는 자연 속에서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한 페이지 같은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람보다 먼저 이곳에 자리를 잡은 바람과 빛, 물결이 천천히 길을 이끌어주는 듯하다.
이미 지난 10월, 6만㎡의 코스모스 화원이 SNS를 타고 널리 퍼지며, 개장 전부터 가을 여행객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했다. 그리고 지금 은행나무가 황금빛 절정을 터뜨리자 고령다산의 들판은 마치 누군가 큰 붓으로 가을을 쓸어 그려놓은 듯, 깊고도 부드러운 빛으로 가득 차 있다. 황금을 머금은 잎들이 하나둘 바람을 타고 내려올 때, 방문객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가을 한 조각’을 품어 돌아간다.
11월 22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2025년 고령다산 은행나무숲 가을나들이’에서는 이 절정의 풍경을 더 가까이, 더 천천히 느낄 수 있다. 가을이 남기고 가는 마지막 노란 흔적을 붙잡으려는 사람들로 숲은 한동안 더욱 따뜻하게 채워질 것이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고령다산 은행나무숲은 사계절 내내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자리”라며 “황금빛 가을의 감동만큼이나 앞으로도 사랑받는 생태정원이 되도록 아낌없이 가꾸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