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한 오래된 시장 골목. 간판은 소박하고 공간은 투박하지만, 이곳을 향해 전국에서 주문 전화가 이어진다. SBS ‘생활의 달인’을 비롯한 방송과 미식 전문가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찹쌀떡 명가, ‘진미당제과’ 이야기다.
겉모습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동네 제과점이다. 먹고 갈 자리도 없고, 작은 실내 역시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곳의 찹쌀떡은 이미 방송과 입소문을 통해 전국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고령을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특히 16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 설날 특집 ‘빵의 전쟁 – 대한민국 최고의 찹쌀떡’ 편에서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찹쌀떡 명가 10곳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각국 출신 명장과 프랑스 셰프 등 4인의 심사위원 평가를 받았으며, 문경·종로와 함께 최종 3곳에 선정된 고령의 찹쌀떡이 영광의 왕좌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찹쌀떡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래전부터 지역에서 이름을 알렸던 진미당은 최근 SBS ‘생활의 달인’ 방송 이후 그 명성이 더욱 널리 퍼졌다. 방송에서 소개된 찹쌀떡은 손에 들고 있으면 물 흐르듯 떨어질 듯한 부드러움을 지녔다. 한입 베어 물면 목에 걸림 없이 술술 넘어가는 식감에 출연자들조차 설명을 잊을 만큼 감탄을 쏟아냈다. 단순한 달콤함이 아닌, 은은한 고소함과 중독성 있는 풍미가 입안에 남는다.
진미당 맛의 저력은 시간과 전통에 있다. 1965년부터 이어져온 3대의 손맛, 60년에 가까운 세월이 켜켜이 쌓였다. 모든 찹쌀떡은 100% 국내산 찹쌀을 사용해 무방부제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수백 번 치대는 과정을 거친 반죽은 쫀득하면서도 질기지 않고, 속에는 통팥과 견과류가 어우러져 씹는 재미를 더한다. 지나치게 달지 않은 팥앙금은 몇 개를 연달아 먹어도 부담이 없다.
방부제를 쓰지 않는 대신 유통기한은 하루다. 그래서 이 집의 찹쌀떡은 ‘기다림의 맛’으로 불린다. 예약 주문(054 954 2743)이 필수이며, 준비된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한 봉지에 큼직한 찹쌀떡 7개가 담기지만 오전 중 매진되는 날도 적지 않다.
특이한 점은 냉동 보관 후 해동했을 때 오히려 찰기가 살아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 되, 두 되씩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꺼내 먹는 단골도 많다. 방송 이후에는 전국 택배 주문까지 이어지며, 고령을 찾지 않고도 그 맛을 경험하려는 이들이 늘었다.
진미당은 단순한 떡집을 넘어 고령을 대표하는 지역의 얼굴이 됐다. 시장길 한켠의 작은 가게가 방송과 소비자의 입맛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고령이라는 지역명까지 함께 기억되기 시작했다.
전문가의 찬사보다 더 설득력 있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이다. 화려한 마케팅 없이도 60년을 이어온 이유는 분명하다. 한 입의 찹쌀떡 안에 담긴 시간과 정성, 그리고 변하지 않는 손맛이 오늘도 조용히 고령의 이름을 전국으로 전하고 있다.